SHERLOCK 논문 리뷰, RPA와 CRISPR-Cas13a를 결합한 핵산 검출 플랫폼
SHERLOCK은 등온 핵산 증폭과 CRISPR-Cas13a를 연결한 대표적인 분자진단 플랫폼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2017년 원 논문을 중심으로 각 반응이 어떤 역할을 맡았고, 연구진이 어떤 성능을 검증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SHERLOCK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을까?
SHERLOCK은 Specific High-Sensitivity Enzymatic Reporter UnLOCKing의 약자입니다.
2017년 Gootenberg 연구진은 Cas13a의 collateral RNase activity와 등온 핵산 증폭을 결합해 DNA와 RNA를 검출하는 CRISPR 기반 진단 플랫폼을 제시했습니다.
당시 핵산 검출에는 PCR이 널리 사용되고 있었지만, 연구진은 낮은 농도의 핵산을 민감하게 검출하면서도 보다 간소화된 장비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SHERLOCK이 PCR을 단순히 Cas13으로 교체한 기술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SHERLOCK은 서로 다른 역할을 가진 여러 반응을 연결한 다단계 molecular detection platform입니다.
핵심 구성은 다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 RPA 또는 RT-RPA에 의한 표적 핵산 pre-amplification
- T7 RNA polymerase에 의한 RNA transcription
- Cas13a와 crRNA에 의한 서열 인식 및 reporter cleavage
각 단계가 왜 필요한지 이해하는 것이 SHERLOCK 논문의 핵심입니다.
첫 번째 단계는 CRISPR가 아니라 RPA다
SHERLOCK의 검출 과정은 Cas13a에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먼저 표적 핵산의 양을 늘리는 pre-amplification이 수행됩니다.
DNA를 분석할 때는 RPA(Recombinase Polymerase Amplification)를 사용할 수 있고, RNA 표적이라면 reverse transcription을 포함한 RT-RPA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RPA는 recombinase와 strand-displacing polymerase 등을 이용해 비교적 낮은 일정 온도에서 DNA를 증폭할 수 있는 등온증폭 기술입니다.
이 단계의 목적은 명확합니다.
실제 시료에서 표적 핵산이 극히 적을 경우 Cas13a가 인식할 수 있는 분자 수도 적기 때문에 먼저 표적 정보를 다수의 DNA copy로 늘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SHERLOCK에서 RPA는 민감도를 확보하기 위한 앞단 증폭 모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RNA 표적과 DNA 표적은 어디에서 달라질까?
SHERLOCK은 DNA와 RNA 모두를 검출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다만 출발점이 다릅니다.
DNA 표적이라면 그대로 RPA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RNA 표적은 DNA polymerase 기반 RPA가 직접 증폭할 수 없기 때문에 먼저 reverse transcription을 거쳐 cDNA 정보를 만든 뒤 RPA로 증폭합니다.
이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DNA 표적
→ RPA
→ 증폭된 dsDNA
RNA 표적
→ Reverse Transcription
→ RPA
→ 증폭된 dsDNA
결국 두 경로 모두 Cas13 검출 전 단계에서는 많은 양의 DNA 증폭산물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만나게 됩니다.
왜 RPA 산물을 바로 Cas13a가 읽지 못할까?
여기서 SHERLOCK의 두 번째 핵심 설계가 등장합니다.
Cas13a는 대표적으로 RNA를 표적으로 인식하는 CRISPR effector입니다.
하지만 RPA가 만들어낸 산물은 DNA입니다.
따라서 RPA 증폭산물을 그대로 Cas13a에 넣어도 원하는 표적 RNA 인식 반응으로 연결할 수 없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SHERLOCK은 T7 transcription을 중간에 넣었습니다.
RPA primer 설계 등을 통해 증폭산물에 T7 promoter가 포함되도록 만들고, T7 RNA polymerase가 이 DNA를 template로 많은 RNA transcript를 생성합니다.
즉,
DNA 증폭산물
→ T7 transcription
→ Cas13이 읽을 수 있는 RNA
로 변환하는 것입니다.
2019년 SHERLOCK 프로토콜 논문에서도 amplified target을 T7 transcription으로 RNA로 바꾼 뒤 Cas13-crRNA complex로 검출하는 구조를 명확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T7 Transcription은 단순한 변환 단계만은 아니다
T7 transcription의 역할은 DNA를 RNA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하나의 promoter-containing DNA template에서 여러 RNA transcript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신호 증가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를 SHERLOCK의 전체 구조에서 보면 서로 다른 형태의 amplification이 연속적으로 배치됩니다.
RPA
→ DNA copy 증가
T7 Transcription
→ 하나의 DNA에서 여러 RNA 생성
Cas13a Collateral Cleavage
→ 하나의 활성화된 Cas13a가 여러 RNA reporter 절단
즉, SHERLOCK은 하나의 증폭 반응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 단계에서 신호를 키우는 구조를 갖습니다.
이것이 낮은 농도의 핵산을 검출할 수 있었던 중요한 설계 요소입니다.
Cas13a는 ‘증폭된 RNA가 맞는지’ 확인한다
RNA transcript가 충분히 생성되면 Cas13a와 crRNA가 작동합니다.
crRNA에는 원하는 표적 RNA를 인식할 수 있는 상보적인 spacer sequence가 포함됩니다.
올바른 RNA가 존재하면 Cas13a-crRNA complex가 표적과 결합하면서 Cas13a의 RNase activity가 활성화됩니다.
이때 중요한 현상이 collateral cleavage입니다.
표적 RNA를 인식해 활성화된 Cas13a는 주변의 다른 single-stranded RNA도 절단할 수 있습니다.
SHERLOCK은 여기에 형광 reporter를 넣어 이 collateral cleavage를 검출신호로 바꿨습니다.
즉,
특정 RNA 존재
→ Cas13a 활성화
→ RNA Reporter 절단
→ 형광신호 증가
라는 구조입니다.
Cas13a는 RPA처럼 표적 분자의 수 자체를 복제하는 역할이 아니라 증폭된 핵산이 원하는 서열인지 확인하고 reporter 신호를 발생시키는 서열 선택적 검출 모듈입니다.
원 논문이 보여준 검출 성능
2017년 원 논문에서 연구진은 SHERLOCK이 attomolar 수준의 핵산을 검출할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또 single-base mismatch를 구분할 수 있는 조건을 설계하여 매우 비슷한 서열 사이의 차이를 판별하는 능력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이 결과를 SHERLOCK은 항상 모든 표적에서 attomolar sensitivity와 단일염기 특이도를 가진다고 일반화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 성능은 다음 요소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 RPA primer 설계
- crRNA sequence
- Cas13 ortholog
- 표적 농도
- 검체 종류
- 반응시간
- reporter 조건
- mismatch 위치
따라서 원 논문의 수치는 특정 실험 조건에서 입증된 성능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Zika와 Dengue를 어떻게 구별했을까?
원 논문에서 특히 주목받은 부분 가운데 하나가 Zika virus와 Dengue virus 관련 검출입니다.
두 바이러스는 모두 RNA 바이러스이며 임상 증상이 일부 겹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핵산 검출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SHERLOCK을 이용하여 특정 Zika strain과 Dengue 관련 RNA를 구별하는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이때 특이도는 Cas13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RPA primer가 어떤 영역을 증폭하는지와 crRNA가 어떤 RNA sequence를 인식하는지가 함께 작동합니다.
즉, SHERLOCK은 증폭 단계와 CRISPR 인식 단계를 연속적으로 배치하여 두 번의 sequence selection을 수행하는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원 논문에서는 Zika와 Dengue뿐 아니라 병원성 세균 구별, 인간 유전자형 분석 등에도 이 플랫폼을 적용했습니다.
암 관련 DNA도 SHERLOCK으로 찾을 수 있을까?
원 논문은 감염병 검출에만 집중하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cell-free tumor DNA에 존재하는 특정 mutation을 구별하는 실험도 수행했습니다.
이 부분은 SHERLOCK의 활용 범위가 단순한 병원체 검출을 넘어 genotyping과 liquid biopsy 관련 분자 분석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연구 논문에서 특정 암 관련 변이를 검출했다는 사실과 임상검사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는 구분해야 합니다.
실제 임상 적용을 위해서는 독립된 환자집단의 검증과 검체 전처리 표준화, 재현성 및 임상적 유용성 평가 등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이후 연구에서도 SHERLOCK을 BCR::ABL1이나 EGFR 관련 변화 등 종양 유전자를 분석하는 방향으로 확장한 사례가 보고됐습니다.
SHERLOCK에서 높은 특이도는 어디에서 나올까?
원문의 Cas13을 붙였기 때문에 특이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진다는 표현은 조금 더 세밀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SHERLOCK에는 여러 sequence-selective 단계가 존재합니다.
첫 번째는 RPA primer입니다.
두 primer가 원하는 표적 영역을 선택적으로 증폭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crRNA-Cas13a recognition입니다.
증폭된 정보를 RNA로 바꾼 뒤 crRNA와 적절히 상보적인 RNA가 존재해야 Cas13a가 활성화됩니다.
따라서 SHERLOCK의 특이도는 하나의 효소에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Primer 선택성 + crRNA 선택성
이라는 두 단계의 분자 인식에서 형성됩니다.
single-nucleotide discrimination이 필요한 경우에는 mismatch 위치와 crRNA 설계 등을 추가로 최적화할 수 있습니다.
LAMP나 다른 등온증폭 기술도 사용할 수 있을까?
원 논문에서는 RPA가 SHERLOCK의 핵심 pre-amplification 방법으로 사용됐지만, CRISPR detection과 다른 핵산 증폭법을 연결하는 개념 자체는 가능합니다.
LAMP, HDA 등의 등온증폭 기술과 CRISPR를 연결하는 연구들이 이후 다양하게 진행됐습니다.
다만 RPA를 다른 증폭법으로 바꾸면 SHERLOCK이 그대로 작동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Cas13이 RNA를 읽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적절한 transcription 과정이 필요할 수 있으며, 각 증폭법의 반응온도와 buffer 조건, primer 설계 및 부산물이 Cas 반응과 호환되는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실제로 SHERLOCK을 하나의 tube 안에서 동시에 수행하려는 one-pot 연구에서는 여러 효소 반응 사이의 호환성이 중요한 과제로 지적됐습니다. RT-RPA와 T7 transcription, Cas13a detection을 모두 한 반응에 넣으면 기존 two-step 방식보다 민감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도 보고됐습니다.
NASBA를 Cas13과 연결하면 더 효율적일까?
원문에서는 RNA를 직접 많이 만드는 NASBA를 Cas13과 결합하면 효율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돼 있습니다.
개념적으로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조합입니다.
NASBA는 T7 RNA polymerase를 포함한 transcription-driven amplification을 통해 RNA를 최종 증폭산물로 생성합니다.
따라서 DNA를 만든 뒤 별도의 T7 transcription을 추가하는 RPA 기반 구조와 달리 RNA 증폭산물을 Cas13이 직접 인식하도록 설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이후 연구에서는 NASBA와 CRISPR-Cas13을 결합한 다양한 핵산 검출 시스템이 연구됐습니다.
다만 어느 조합이 항상 더 효율적인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NASBA에는 reverse transcriptase, RNase H, T7 RNA polymerase 등이 동시에 작동하고 Cas13까지 추가되면 여러 효소의 buffer와 온도 조건을 조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기술적 단계를 하나 줄인다는 사실만으로 전체 assay 성능이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SHERLOCKv2에서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SHERLOCK은 2017년 첫 논문 이후 계속 확장됐습니다.
2018년 발표된 SHERLOCKv2에서는 여러 가지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연구진은 서로 다른 collateral cleavage preference를 가진 Cas enzyme을 이용해 4-channel multiplexing을 구현했고, Csm6라는 보조 CRISPR-associated enzyme을 연결하여 신호 민감도를 높였습니다.
또 중요한 변화가 lateral-flow readout입니다.
형광 측정 장비 없이 strip 형태로 결과를 읽을 수 있는 구조를 도입하면서 휴대형 핵산 검출 플랫폼으로의 가능성을 확대했습니다.
SHERLOCKv2 논문에서는 Dengue와 Zika RNA뿐 아니라 환자의 liquid biopsy sample에서 mutation을 lateral flow 방식으로 검출하는 결과도 보고했습니다.
실제 임상 검체에서도 작동했을까?
이후 SHERLOCK은 실제 환자 검체를 이용한 연구에서도 평가됐습니다.
예를 들어 SARS-CoV-2를 대상으로 LwaCas13a 기반 SHERLOCK을 임상 검증한 연구에서는 154개의 비인두·인후 검체 등을 대상으로 fluorescence와 lateral-flow readout 성능을 평가했습니다.
해당 연구에서는 특정 분석 범위에서 fluorescence 방식과 lateral flow 방식 모두 높은 specificity가 보고됐지만, 전체 viral load 범위에서는 sensitivity에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이는 중요한 점을 보여줍니다.
초기 proof-of-concept 논문에서 매우 낮은 농도를 검출했다고 해서 실제 임상 검체에서도 모든 조건에서 동일한 성능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검체의 복잡성과 전처리, 표적 농도 및 판독 방식이 실제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SHERLOCK은 PCR을 대체하는 기술일까?
원문에서는 SHERLOCK이 PCR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지만, 논문 리뷰에서는 조금 더 신중한 결론이 적절합니다.
SHERLOCK에는 PCR과 다른 분명한 장점이 있습니다.
등온 pre-amplification을 사용할 수 있고, Cas13의 sequence recognition과 collateral cleavage를 검출에 활용할 수 있으며, lateral flow 같은 간단한 readout으로 확장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SHERLOCK은 여러 반응을 연속적으로 연결해야 하는 만큼 시스템 복잡성이 존재합니다.
특히 전통적인 SHERLOCK은 다음 단계들을 포함합니다.
Sample preparation
→ RPA/RT-RPA
→ T7 Transcription
→ Cas13 Detection
→ Reporter Readout
PCR 역시 thermal cycler가 필요하지만 장비와 시약, 정량 방법, 자동화와 임상검증 체계가 매우 성숙해 있습니다.
따라서 SHERLOCK을 PCR의 차세대 대체 기술로 단순하게 위치시키기보다 특정 환경과 검출 목적에서 PCR과 다른 장점을 제공하는 CRISPR 기반 핵산 검출 플랫폼이라고 보는 편이 적절합니다.
이 논문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기술 하나가 아니라 ‘연결 방식’
2017년 SHERLOCK 논문의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를 하나만 고른다면 Cas13a 자체보다는 서로 다른 분자 기술의 장점을 연결한 설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RPA는 매우 적은 표적을 증폭합니다.
T7 RNA polymerase는 DNA 정보를 많은 RNA로 변환합니다.
Cas13a-crRNA는 원하는 RNA sequence인지 확인합니다.
활성화된 Cas13a의 collateral cleavage는 reporter를 잘라 측정 가능한 신호를 만듭니다.
즉,
표적 증폭 → 정보 변환 → 서열 확인 → 신호 생성
이라는 역할 분담이 만들어집니다.
원 논문은 이러한 구조를 이용하여 바이러스 RNA, 세균, 인간 유전자형, cfDNA mutation처럼 서로 다른 분석 대상에 하나의 플랫폼을 적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따라서 SHERLOCK의 의미는 단순히 Cas13으로 핵산을 검출했다는 사실보다 등온증폭과 transcription, CRISPR collateral activity를 하나의 programmable detection system으로 묶었다는 점에서 찾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 본문은 Gootenberg 등 연구진이 2017년 Science에 발표한 SHERLOCK 관련 연구와 후속 연구를 이해하기 위한 교육 목적의 논문 리뷰입니다. 특정 진단검사의 임상 성능이나 개인의 검사 결과를 판단하기 위한 의료정보가 아닙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