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SPR Cas12a는 표적 DNA를 찾은 뒤 왜 주변 DNA까지 자를까? Cas9과 원리 비교
CRISPR-Cas12a는 표적 DNA를 자르는 것에서 반응이 끝나지 않습니다. 표적을 인식한 Cas12a가 활성화되면 주변의 단일가닥 DNA도 절단할 수 있는데, 이 특성이 분자진단의 신호 발생 장치로 활용됩니다. Cas9과 무엇이 다른지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Cas12a는 유전자 가위이면서 분자진단 도구다
CRISPR라고 하면 흔히 유전자를 원하는 위치에서 자르고 편집하는 ‘유전자 가위’를 먼저 떠올립니다.
Cas12a 역시 RNA의 안내를 받아 특정 DNA를 인식하고 절단할 수 있는 CRISPR-associated protein입니다.
그런데 분자진단 분야에서는 Cas12a의 또 다른 특성에 주목합니다.
Cas12a가 정확한 표적 DNA를 인식한 후 활성화되면 주변에 존재하는 단일가닥 DNA(ssDNA)를 비특이적으로 절단하는 활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collateral cleavage 또는 trans-cleavage라고 부릅니다.
반대로 Cas12a가 자신이 인식한 표적 DNA 자체를 절단하는 것은 cis-cleavage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절단을 구분하면 Cas12a 기반 분자진단의 원리를 이해하기 쉬워집니다.
Cas12a는 표적 DNA를 어떻게 찾아낼까?
Cas12a가 무작위로 DNA를 찾아다니다가 원하는 서열을 스스로 알아보는 것은 아닙니다.
표적을 지정하는 핵심 요소가 crRNA(CRISPR RNA)입니다.
Cas12a와 crRNA가 결합하여 ribonucleoprotein complex를 형성하고, crRNA에 포함된 guide 영역이 분석하려는 DNA 서열과 상보적인지를 확인합니다.
다만 이중가닥 DNA(dsDNA)를 표적으로 할 때는 상보적인 서열만 있다고 충분하지 않습니다.
Cas12a가 인식할 수 있는 적절한 PAM(Protospacer Adjacent Motif)이 표적 주변에 존재해야 합니다.
Cas12a가 PAM을 인식하면 DNA 이중가닥을 부분적으로 열어 crRNA와 표적 DNA가 상보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적절한 표적이라면 RNA-DNA hybrid가 형성되고 Cas12a의 nuclease activity가 활성화됩니다.
PAM은 Cas 단백질의 표적 선택 조건이다
PAM은 guide RNA의 일부가 아니라 표적 DNA에 존재해야 하는 짧은 염기서열 조건입니다.
Cas12a와 Cas9 모두 이중가닥 DNA 표적을 인식할 때 PAM이 중요하지만 선호하는 PAM의 종류와 위치가 다릅니다.
대표적으로 많이 연구되는 Cas12a ortholog들은 T-rich PAM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Acidaminococcus sp. Cas12a(AsCas12a)와 Lachnospiraceae bacterium Cas12a(LbCas12a)에서는 흔히 TTTV(V=A, C 또는 G)와 같은 PAM이 대표적으로 사용됩니다.
반면 가장 널리 알려진 Streptococcus pyogenes Cas9(SpCas9)은 NGG PAM을 대표적으로 인식합니다.
따라서 Cas12a = TTTN, Cas9 = NGG라고 모든 단백질에 적용되는 절대적인 규칙으로 외우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Cas12와 Cas9 모두 서로 다른 종에서 유래한 여러 ortholog와 engineered variant가 존재하며 각각의 PAM preference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표적을 찾으면 첫 번째 가위가 작동한다
Cas12a-crRNA complex가 올바른 표적 DNA를 확인하면 Cas12a가 DNA를 절단합니다.
이것이 cis-cleavage입니다.
Cas9 역시 guide RNA가 지정한 표적 DNA를 절단할 수 있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보면 두 시스템은 상당히 비슷해 보입니다.
하지만 절단 결과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SpCas9은 DNA 두 가닥을 절단하여 비교적 blunt end에 가까운 형태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Cas12a는 두 DNA 가닥의 서로 다른 위치를 절단하여 staggered cut과 돌출된 말단(overhang)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유전자 편집 분야에서는 이러한 절단 방식의 차이도 Cas9과 Cas12a를 선택할 때 고려하는 특징입니다.
분자진단에서는 여기에서 한 단계가 더 이어집니다.
표적을 자른 Cas12a가 주변 ssDNA까지 자른다
Cas12a 기반 진단을 이해하는 핵심 단계입니다.
올바른 표적과 결합하여 활성화된 Cas12a는 표적 DNA만 한 번 자르고 완전히 멈추는 것이 아닙니다.
활성화된 상태에서 주변에 존재하는 비특이적인 ssDNA substrate를 연속적으로 절단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차이는 선택성입니다.
처음 Cas12a를 활성화시키는 과정에서는 crRNA와 정확하게 대응하는 표적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일단 Cas12a가 활성화된 이후 trans-cleavage의 대상이 되는 ssDNA는 처음의 표적과 동일한 서열일 필요가 없습니다.
즉,
특이적인 Target 인식 → Cas12a 활성화 → 비특이적인 ssDNA 절단
이라는 두 단계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이 특성이 Cas12a를 단순한 유전자 가위에서 분자진단의 신호 발생 도구로 확장시켰습니다.
무작위 ssDNA 절단을 어떻게 형광신호로 바꿀까?
여기에서 작은 ssDNA reporter가 등장합니다.
대표적인 fluorescence reporter는 짧은 ssDNA의 양쪽 끝에 서로 다른 물질을 부착한 형태로 설계할 수 있습니다.
한쪽에는 fluorophore, 다른 쪽에는 quencher를 배치합니다.
Reporter가 온전한 상태에서는 fluorophore와 quencher가 가까이 있어 형광신호가 억제됩니다.
표적 DNA가 존재해 Cas12a가 활성화되면 trans-cleavage에 의해 ssDNA reporter가 절단됩니다.
Reporter가 끊어지면서 fluorophore와 quencher가 물리적으로 분리되고 형광신호가 증가합니다.
따라서 분석 장비가 직접 확인하는 것은 표적 DNA가 잘리는 모습이 아니라 Cas12a의 활성화 결과로 reporter에서 발생한 신호입니다.
이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Target DNA → Cas12a 활성화 → ssDNA Reporter 절단 → 형광 증가
이것이 Cas12a 기반 핵산 검출의 대표적인 신호 변환 원리입니다.
Cas9과 Cas12a는 guide RNA부터 다르다
Cas9과 Cas12a를 비교할 때 guide RNA 구성도 중요한 차이입니다.
자연적인 Cas9 시스템에서는 일반적으로 crRNA와 tracrRNA(trans-activating crRNA)가 함께 Cas9의 표적 인식을 돕습니다.
연구와 유전자 편집에서는 이 두 RNA의 기능을 하나로 합친 single-guide RNA(sgRNA)가 널리 사용됩니다.
Cas12a는 구조가 다릅니다.
Cas12a는 표적 인식에 crRNA를 이용하며 Cas9과 같은 별도의 tracrRNA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다음처럼 비교할 수 있습니다.
| 구분 | Cas9 | Cas12a |
|---|---|---|
| 대표 단백질 예 | SpCas9 | AsCas12a, LbCas12a |
| Guide 구성 | crRNA+tracrRNA 또는 sgRNA | crRNA |
| 대표 PAM 경향 | SpCas9: NGG | 여러 Cas12a: T-rich |
| dsDNA 절단 | 가능 | 가능 |
| 절단 형태 | 주로 blunt 형태 | Staggered 형태 |
| 활성화 후 collateral cleavage | 일반적 특징 아님 | ssDNA trans-cleavage 가능 |
| 진단용 reporter | 별도 시스템 필요 | ssDNA reporter 활용 가능 |
이 비교에서 특히 중요한 것이 마지막 두 항목입니다.
Cas9과 Cas12a 모두 programmable nuclease이지만 Cas12a의 collateral ssDNA cleavage가 분자진단에 활용할 수 있는 독특한 신호 증폭·변환 메커니즘을 제공합니다.
단일가닥 DNA라면 PAM 없이도 인식할 수 있을까?
Cas12a와 ssDNA의 관계에서는 조금 더 세밀한 구분이 필요합니다.
Cas12a가 일반적인 이중가닥 DNA를 표적으로 탐색하고 활성화될 때는 PAM 인식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반면 적절하게 상보적인 단일가닥 DNA가 crRNA와 직접 결합하여 Cas12a를 활성화하는 경우에는 dsDNA에서 필요한 것과 동일한 PAM 조건이 요구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는 이중가닥 DNA처럼 먼저 PAM을 이용하여 duplex를 열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를 Cas12a는 모든 ssDNA를 표적으로 인식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Cas12a를 활성화하는 target recognition과 활성화된 Cas12a가 주변 ssDNA를 비특이적으로 자르는 trans-cleavage는 서로 다른 현상입니다.
이 두 개념을 구분하는 것이 Cas12a 논문을 읽을 때 특히 중요합니다.
Cas12a 앞에 RPA나 LAMP를 붙이는 이유
실제 시료에 존재하는 표적 핵산의 양이 매우 적다면 Cas12a만으로 충분한 검출신호를 얻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앞서 살펴본 등온 핵산 증폭 기술과 Cas12a를 결합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대표적으로 RPA 또는 LAMP 등을 이용해 표적 핵산을 먼저 증폭한 다음 Cas12a-crRNA complex로 원하는 서열이 맞는지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역할을 나누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 RPA·LAMP: 표적 핵산의 양을 증가
- crRNA-Cas12a: 원하는 표적 서열을 인식
- Trans-cleavage: ssDNA reporter 절단
- Reporter: 분자적 반응을 측정 가능한 신호로 변환
따라서 등온증폭과 CRISPR를 결합하는 목적은 단순히 두 가지 최신 기술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핵산 증폭과 서열 인식, 신호 발생을 서로 다른 분자 시스템에 분담시키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DETECTR는 Cas12a를 어떻게 진단에 활용했을까?
Cas12a 기반 분자진단을 설명할 때 대표적으로 등장하는 플랫폼이 DETECTR(DNA Endonuclease-Targeted CRISPR Trans Reporter)입니다.
2018년 Chen 연구진은 Cas12a가 표적 DNA를 인식한 뒤 비특이적인 ssDNA trans-cleavage 활성을 보인다는 특성을 이용해 DETECTR를 제시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표적 핵산 증폭과 Cas12a 기반 reporter cleavage를 연결하여 특정 DNA를 검출했습니다.
이후 Cas12 계열과 RPA, LAMP 등의 핵산 증폭 기술을 결합한 다양한 진단 플랫폼이 연구됐습니다.
중요한 것은 Cas12a가 표적 DNA 자체를 많이 복제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표적을 증폭하는 기술과 표적을 확인하고 신호를 만드는 기술이 서로 다릅니다.
이러한 모듈형 구조는 Cas12a 기반 분자진단을 이해하는 중요한 관점입니다.
Cas12a가 항상 Cas9보다 좋은 것은 아니다
Cas12a의 trans-cleavage를 보면 Cas9보다 발전된 단백질처럼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두 단백질은 단순한 상하 관계가 아닙니다.
어떤 PAM을 사용할 수 있는지, 원하는 절단 형태가 무엇인지, 표적 서열이 어디에 있는지, multiplexing이 필요한지, 유전자 편집인지 분자진단인지 등에 따라 적합한 Cas 시스템이 달라집니다.
Cas9은 오랫동안 유전자 편집 분야에서 연구되면서 매우 다양한 변형 단백질과 응용법이 개발됐습니다.
Cas12a 역시 유전자 편집에 활용되는 동시에 collateral cleavage라는 특성 덕분에 핵산 검출 분야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Cas9과 Cas12a를 비교할 때 어느 쪽이 더 우수한지를 판단하기보다 각 단백질의 분자적 특성이 어떤 용도에 적합한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Cas12a 진단의 핵심은 ‘표적 인식 후 성질이 달라지는 가위’
Cas12a를 유전자 가위라고만 생각하면 분자진단에서 활용되는 이유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Cas12a-crRNA complex는 먼저 특정 표적 DNA를 찾아냅니다.
올바른 표적을 확인하면 nuclease가 활성화되고 표적 자체를 절단하는 cis-cleavage뿐 아니라 주변의 ssDNA를 자르는 trans-cleavage 활성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여기에 fluorophore와 quencher가 부착된 ssDNA reporter를 넣어 눈에 보이지 않는 핵산 인식 반응을 측정 가능한 형광신호로 변환했습니다.
즉, Cas12a 기반 분자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단순한 DNA 절단이 아닙니다.
Sequence-specific recognition → Cas12a activation → nonspecific reporter cleavage → detectable signal
이라는 연결 관계입니다.
이 원리를 이해하면 앞으로 Cas13의 RNA collateral cleavage, CRISPR 기반 DETECTR, 등온증폭-CRISPR 결합 진단 등을 살펴볼 때 각각의 기술이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도 훨씬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 본문은 CRISPR-Cas12a의 분자생물학적 원리와 분자진단 활용을 설명하기 위한 교육용 콘텐츠입니다. 유전자 치료나 개인의 질병 진단 및 검사 결과 해석을 위한 의료정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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